[왓처데일리] 서울 성북구에 사는 57세 이 모씨는 봄부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을 느꼈다. 병원을 찾아 심장검사를 한 결과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이 막혀 있는 협심증 진단을 받았다. 막힌 정도가 심해서 스텐트 시술로는 어려워 심장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지만 가슴뼈를 크게 절개하고 하는 심장수술을 받는다는 것이 너무나 두렵고 무서웠다.

이씨는 서둘러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는 최소절개 관상동맥우회술이 가능한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를 찾았다. 이 씨는 이재원 교수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들었다. 바로 지금까지 다빈치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가슴부위의 절개를 조금은 해왔던 최소절개 관상동맥우회술보다 한 단계 더 진화된 오로지 로봇 팔만 들어갈 정도의 작은 구멍만 내어 수술하는 완전 내시경적 관상동맥우회술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이 씨는 왼쪽 가슴 부위에 1cm 정도의 작은 흉터 4개만 가지고 일주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꽉 막힌 심장 혈관에 새로운 혈관을 이어 붙여 치료하는 관상동맥우회술이 가슴을 전혀 열지 않고도 로봇팔만을 이용하는 수술로도 가능해져 심장 수술에 대한 환자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유재석 교수팀은 최근 협심증으로 관상동맥이 막힌 58세 이 씨의 치료를 위해 다빈치 로봇만을 이용한 완전 내시경적 관상동맥우회술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씨의 쇄골 밑 혈관(내흉동맥)을 협심증으로 막힌 관상동맥 부위에 이어 붙여 주어 심장근육에 혈액․산소를 공급하는 길을 만들어주는 관상동맥우회술을 최고난도 수술로 알려진 로봇팔만을 이용한 수술로 성공시킨 것이다.  

일반적인 관상동맥우회술은 심장을 직접 보고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슴 정중앙의 가슴뼈를 절개하게 되지만 절개선이 크고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로봇을 이용하여 내흉동맥을 떼고 내흉동맥을 관상동맥에 연결할 때 왼쪽 가슴 갈비뼈 사이를 5-6cm 정도만 절개하는 최소침습 관상동맥우회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이재원 교수팀의 완전 내시경적 관상동맥우회술은 왼쪽 가슴의 절개선도 없이 단지 로봇 팔이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구멍 4개만을 내어 시행하는 수술로 완전한 로봇 심장혈관 수술이 이루어진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국내에는 없었던 심장을 고정하는 특수 기구(EndoWrist Stabilizer)를 이재원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도입해 심장 박동을 고정해 미세한 심장혈관 문합 수술이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수술을 받은 이 씨는 수술 다음날 바로 중환자실에서 병실로 옮길 수 있었고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빨라 일주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유재석 교수는 “심장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두려움이 컸지만 완전내시경적 관상동맥우회술은 통증 및 수술에 따른 부작용과 회복기간을 감소시키는 등 환자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는 “그동안 400례 이상의 다빈치 로봇 심장수술의 경험 및 로봇을 이용한 최소침습 관상동맥우회술의 노하우를 통해 이번 완전 내시경적 관상동맥우회술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며 “향후 심장수술 분야에서 로봇만을 이용한 최소 침습 수술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는 지난 2007년 8월 첫 다빈치 로봇을 이용한 심장수술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승모판막 성형술, 최소침습 관상동맥우회술, 심방중격 결손증, 심장 내 종양 등 다양한 심장 수술에 로봇수술을 적용하며 국내 로봇 심장수술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